[인터뷰] 서강에서의 인연, 그리고 사제지간의 동행_송태경(77 전자) 교수, 배수아(08 전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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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5-15 21:35 조회8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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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에서의 인연, 그리고 사제지간의 동행
대담 : 스승과 제자가 만나다_전자공학과 송태경 교수와 배수아 교수의 이야기
5월은 감사와 사랑이라는 따뜻한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시기입니다. 무엇보다 스승의 날이 있어, 이 날 만큼은 총동문회에서도 교수님들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작은 선물을 드리는 등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달『서강옛집』에서는,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가 자랑하는 두 인물, 송태경 교수님과 배수아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두 분은 서강에서 사제지간으로 시작된 인연을 넘어 이제는 우리의 모교인 서강대학교의 동료 교수로서, 서강의 발전에 함께 기여하며 학문적 성과와 인간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스승과 제자가 걸어온 학문적 여정, 공통으로 체화한 서강대학교의 교육 철학, 그리고 서강 가족으로서 느낀 따스한 유대감과 미처 전하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담아낸 귀한 이야기입니다. 제자였던 배수아 학생이 지도 교수였던 송태경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학문적, 인격적 영향을 본받고 성장하여, 이제는 교수님으로서 후배들의 스승이 되어 그 정신을 후대에 물려주고자 하는 모습은 사제 간의 관계를 넘어서 진정한 동행의 의미를 전합니다.
'스승'의 의미에 대한 회의가 만연한 현실에서, 이번 인터뷰를 통해 서강만이 지닌 교육 철학을 다시금 조명하며 서강인이 갖춘 귀중한 가치를 일깨우고자 합니다. 두 분 사제지간의 존경과 감사, 공감이 담긴 대담은 이 글을 읽어 볼 서강가족들에게 서강에서 겪은 인연들을 돌이켜 보고, 감사와 안부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스승과 제자, 동문과 동문, 나아가 서강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모든 가족들에게 이 담백한 대화가 깊은 울림으로 와닿길 기대합니다.
▲ (왼쪽부터) 모교 전자공학과의 배수아 교수, 송태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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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송태경 교수님, 배수아 교수님. 두 분 모두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연구 활동과 교육에 헌신하고 계십니다. 『서강옛집』을 읽어 보실 약 10만 명의 서강 가족 여러분께 간단히 본인 소개와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송태경 교수님
저는 현재 연구 석학 교수이자 서강대학교 대외부총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서강대학교 전자학과 77학번으로 입학하여 1997년에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취임했습니다. 작년 2월에 정년퇴직하였으며, 배수아 교수의 학부, 석사, 박사 논문지도 교수였습니다.
배수아 교수님
저는 서강대학교 08학번 전자공학과 학부를 졸업했고, 모교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를 졸업했습니다. 이후 뉴욕에 있는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4년정도 PostDoc(박사후 연구원)을 했고, association research scientist로 일하다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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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서강대학교에서의 학문적 여정은 두 분의 연구 방향과 학문적 철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송태경 교수님
서강대학교는 개교한 이래로 이어져 온 독특한 교육과 연구의 전통과 문화를 가진 학교예요. 특히 학문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강조되는 학교였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융합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도 부전공이 필수였으니까요. 그 때 부전공은 24학점을 이수하면 됐었는데, 이 제도 덕분에 학문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고, 열심히 공부하고 가르치는 풍토가 어느 대학보다 강하게 자리 잡게 되었던 듯 싶어요. 저는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물리학을 전공하다가 복학 후에는 수학으로 부전공을 바꿨습니다. 사실 물리학 과목을 한 과목만 더 들었더라면 물리학 부전공을 받을 수 있었는데, 수학으로 부전공을 선택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수학과 물리를 함께 공부한 셈이 됐습니다. 4학년 때는 생명과학 과목을 수강하기도 했어요. 서강만의 이 풍토 덕분에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졸업하게 되었죠. 이렇듯 서강의 학문적 분위기는 다른 학과의 과목을 접함에 있어서도 여전히 거리낌이 없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은 제가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연구 활동을 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러 학문을 접하며 쌓은 지식과 경험 덕분에 연구를 추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덜했고,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는 것도 비교적 자연스러웠습니다. 어쩌면 이런 영향 덕분에 제가 의료 분야 연구로 나아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의료 분야 연구는 단일 학문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여러 분야의 학문적 배경이 융합되는 영역이거든요. 결론적으로는 서강대학교의 융합적인 교육 풍토가 제 연구 경력에 있어 굉장히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입니다.
배수아 교수님
저는 사실 교수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학생으로서 받았던 영향을 중심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서강대학교에서 2008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다니면서 20년 넘게 학문을 이어가고 있는데, 제가 서강대학교에서 느꼈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인격적인 교육’의 장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서강대학교는 성실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가 강하고, 그런 이미지가 학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는 그게 부담으로 작용한 게 아니라, 오히려 자부심으로 느껴졌어요. ‘서강대 학생은 그래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 이라는 인식 속에서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의지가 강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저는 서강대학교의 교육이 특히 인격적인 면을 많이 고려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예수회에서 설립한 학교라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 같은데, 학생들을 단순히 학문적으로만 대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사실 20대는 고민도 많고,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기 쉬운 시기잖아요. 그런 시기에 학교가 학생들의 고민을 잘 잡아주고, 안정감을 주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또 신부님들이 계셨던 것도 좋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종교가 비슷해서 그런 안정감을 더 강하게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학교가 학생 개개인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점에서 서강대학교의 교육은 단순히 학문적 성과만을 강조하는 차원을 넘어,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고민까지도 배려해준다는 점에서 특별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그런 안정감과 배려가 정말 좋았어요. 학문도 물론 중요하지만, 한 사람으로서의 성장도 중요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서강대학교가 저에게 끼친 영향은 매우 긍정적이고 깊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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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배수아 교수님께 질문드립니다. 교수님께서는 학사부터 박사과정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수학 하시며 송태경 교수님의 지도를 받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송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학문적 또 는 인격적 영향이 교수님의 연구 주제 선정, 연구 접근 방식, 혹은 학계 진입 이후 진로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배수아 교수님
제 연구 주제 선정 과정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저는 원래 의료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박사 과정을 하면서 서강대학교 송태경 교수님 연구실에서 치료 초음파 관련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치료 초음파에 대해 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제 전공 분야로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 치료 초음파라는 분야를 통해 연구 주제를 정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융합적인 연구를 많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송 교수님께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셨기 때문에, 저도 자연스럽게 다양한 대학, 기관, 그리고 여러 교수님들과 협력하여 일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 본인의 연구 분야 선정 과정을 설명하며 연구자로서의 열정을 보이는 배수아 교수
이러한 협업 경험은 제가 연구자로서 네트워크를 넓히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단순히 한 가지 학문을 깊이 파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고 같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제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고, 연구자로서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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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이번에는 송태경 교수님께 여쭙겠습니다. 제자였던 배수아 교수님이 이제는 같은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하시며, 동시에 교수님께서는 작년에 은퇴하셨으나 대외부총장으로서 여전히 모교를 위해서 발로 뛰고 계십니다. 오랜 기간 지켜보신 제자가 한 사람의 연구자이자 교육자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시며 어떤 감회가 드셨는지요?
송태경 교수님
배 교수는 학부 재학 시절부터 졸업까지 항상 성적이 우수하고, 공부 뿐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연구하는 데 대한 관심과 열정이 굉장히 큰 학생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대학교 졸업 후 석사와 박사 과정을 준비할 때도 현실적인 고민보다는 본인이 워낙 연구와 학문을 좋아했기 때문에, 순수하게 자신이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길을 잡아갔던 것 같습니다.
배 교수는 능력도 뛰어나고 연구에 대한 열정도 크다 보니 당연히 계속 성장하고 결국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처음 실험실에 들어왔을 때는 특정 연구 과제의 세부 주제에서 팀원으로서 맡은 일을 매우 성실하고 잘 해냈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연구 그룹 내에서 리더 역할을 맡아 더 큰 성과를 냈고, 박사 과정을 마칠 때 즈음에서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있어서 본인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습니다. 사실 박사 과정에서 요구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줬었어요.
이후에도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세계적인 연구실에서 활동하면서, 본인의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대학의 해당 연구실은 그 분야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연구실인데, 그 곳에서 다양한 연구 과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뛰어난 성과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배 교수가 단계마다 항상 뛰어난 역할을 해내고 탁월한 성과를 이뤄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자신만의 연구실을 설계하고 필요한 연구 기술을 개발하며, 열정적인 젊은 학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물론 이러한 성과들은 지도자로서 자랑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저는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었던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배 교수가 그런 길을 걷지 않았다면 이상하다고 느꼈을 정도로, 연구자로서의 성공은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배 교수가 보여준 열정과 능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을 거예요.
특히 감회가 새로웠던 점은, 배 교수가 우리 모교의 전자공학과의 첫 여성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겁니다. 더 나아가 공대 전체에서도 첫 여성 교수로 자리 잡은 것은, 배 교수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러운 일일 테지만 지도자인 저에게도 굉장히 큰 감동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부분입니다. 배 교수의 성장 과정과 결과가 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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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두 분은 초음파 영상 시스템 분야에서 함께 연구를 이어오고 계십니다. 두 분이 함께 모바일 초음파 영상 시스템 개발, 3D 초음파 영상 및 딥러닝 기반 자동화 진단 시스템 연구에 주력해 오셨는데요. 함께 연구를 이어가시면서 학문적으로 어떤 자극을 주고받으셨는지, 또는 연구자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어떤 영감이나 동기가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아울러, 사제 간의 관계를 넘어 동료 연구자로서 앞으로 함께 해보고 싶은 공동 연구 주제나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본 적이 있다면 그 이야기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송태경 교수님
만약 제가 배 교수와 같은 연배의 동료 연구자로서 함께 했다면, 가장 크게 감흥을 받거나 자극이 되었을 부분은 배 교수의 학문에 진심인 태도와 열정이었을 겁니다. 배 교수는 능력 면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 사실 능력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높은 성취를 이루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배 교수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많은 일을 해냈고,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항상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임했습니다. 특히 배 교수는 주어진 한 가지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초적인 리서치부터 응용 연구, 의료진들과의 융합 연구, 그리고 구현과 관련된 연구까지 폭넓게 도전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자신이 선호하거나 익숙한 분야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는데, 배 교수는 그런 경계가 없었어요. 오히려 새로운 분야이면 더 큰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던 모습이 남달랐습니다.
제가 같은 연배로서 동료로 함께 했다면, 그런 점들이 확실히 큰 동기가 되었을 것 같아요. 특히 배 교수는 맡은 일이 많아도 전혀 주저하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일을 스스로 찾아 나섰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학문적 호기심과 열정이 넘쳤기 때문에, 그런 자세로 연구에 임하는 모습은 아마 저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 연구자나 학생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학문적 열정을 기반으로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배 교수의 태도는 정말 본받을 만한 점이었습니다.
또한, 배 교수는 학문을 대할 때 계산적이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학문적 열정과 개인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연구를 선택하고 수행해 왔지, 단순히 실적을 쌓거나 논문을 쉽게 쓸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해서 효율적으로 접근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이 많아질 것을 우려하거나 자신의 시간을 중요시하며 연구 주제를 계산적으로 고르기도 하고 그게 결코 나쁘다고 볼 수 많은 없습니다만, 배 교수는 그러한 태도와는 거리가 멀었어요. 순수한 학문적 열정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배 교수는 박사 과정 중에도 해외에서의 연구 과정을 경험했고, 박사 학위 후에도 콜롬비아 대학에서 세계적인 연구팀과 함께 연구를 이어갔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항상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행하며 연구를 리드했던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이러한 태도와 노력은 배 교수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였고, 동료 연구자나 후배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배 교수가 보여주신 순수한 학문적 열정과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정신은 단순히 연구 성과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주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함께하고 싶은 연구 분야에 대해서는, 배 교수가 처음 교수로 취임하였을 때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연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말했던 방향이 지금 연구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 지금 보면 초음파를 활용해 정말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특히 브레인(뇌) 관련 치료 연구로 다양한 병증을 다룰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심리적인 치유까지 확장하는 방향으로 관심이 있었습니다. 심리적 치유나 정신 건강 치료는 초음파 기술을 활용한 치료의 새로운 응용 분야로 볼 수 있고, 이를 연구로 발전시키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운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수아 교수님
저는 사실 송태경 교수님께 계속해서 가르침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깊이 느낀 점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생각해보면, 저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스타일이었어요. 꼼꼼하게 세부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면은 있었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교수님께서는 항상 멀리 내다보시고, 큰 비전을 설정하시고 그 비전을 추진해 나가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교수님은 큰 그림을 보시면서 스토리를 잘 짜고 이를 연구와 학문적으로 발전시키시는 능력이 뛰어나셨는데, 그런 모습이 저에게는 정말 좋은 본보기이자 영감이 되었습니다. 학문적으로나 연구적으로 계속 발전해 나가시는 교수님의 모습은 제가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부분이었어요.
또 하나 제가 크게 느낀 점은 교수님의 뛰어난 추진력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하고 싶으신 일이 있으시면, 그 일을 추진해 나가는 에너지가 정말 강렬하고 훌륭하셨습니다. 이런 강한 추진력은 저에게도 많은 자극이 되었던 것 같아요. 교수님은 학계에서도, 학교에서도 이미 많은 일을 해내셨고, 지금도 매우 저돌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계시기 때문에 제가 옆에서 보고 배우며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 역시 미국에서 연구할 당시 뇌 초음파 치료를 진행했었는데, 뇌암, 알츠하이머, 그리고 다양한 정신적 질환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도 뇌 치료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데, 송태경 교수님께서도 뇌 치료와 초음파를 활용한 정신 질환 치료 쪽으로 관심을 가지시는 모습이 연구에 있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계신 것 같아 매우 흥미롭습니다. 특히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에 대한 연구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지만, 저는 이를 더 확장해 신규 분야를 탐구하며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심리적 치유나 정신 건강을 다루는 초음파 치료는 아직 광범위하게 연구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송태경 교수님과 함께 이런 새로운 방향으로 연구를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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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근 의료 영상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 분께서는 이러한 기술들이 향후 의료 영상 시스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각자의 연구에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거나 전망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또한 기술 변화에 발맞춰 연구자에게 필요한 역량이나 태도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도 여쭙고 싶습니다.
송태경 교수님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팅은 현재 기술 발전의 핵심 분야이며,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료 분야는 인공지능의 응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영역 중 하나로, 실제로 IBM의 왓슨 컴퓨터도 초기 운영을 헬스케어 분야에서 시작했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의료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의사들이 각 단계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환자의 진단 데이터를 분석하여 어떤 병인지, 어느 단계인지 파악하고, 현재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의사 결정이 중요한데, 인공지능은 바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AI는 숙련된 의사의 경험과 배경 지식을 보완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의사 결정을 지원합니다. 특히 영상 의료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이미 사람의 능력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 영상 판독에서 AI는 사람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보이며, 판독 시간도 훨씬 단축시켰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영상 진단 뿐만 아니라 치료 기술 개발에도 접목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 기술은 디테일한 의료 기술 개발을 더욱 혁신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의료 연구와 실무에 이미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과 활용이 점점 더 확대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컴퓨팅 기반과 네트워크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단순한 빅데이터를 넘어서는 규모의 메가 데이터로,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서강대학교 전체 구성원 약 1만여 명의 건강 데이터를 센서를 통해 수집하고, 이를 서버에 통합하여 개인별로 건강 관리를 제공한다고 가정했을 때,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은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과 함께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필수적입니다.
여기서 양자 컴퓨팅의 중요성이 대두됩니다. 양자 컴퓨팅은 기존 컴퓨팅 방식보다 훨씬 더 높은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 분야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의료 데이터는 개인 정보 중에서도 가장 민감한 데이터로, 보안이 매우 중요합니다. 양자 컴퓨팅은 현재의 컴퓨팅 방식보다 훨씬 더 높은 보안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보안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송태경 교수는 의료 분야에서의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팅의 입지와 전망을 이야기했다.
따라서, 앞으로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팅은 의료 분야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의료에서 요구되는 높은 정확성과 안정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양자 컴퓨팅이 기술적으로 더욱 안정되고 성능이 입증된 이후 본격적으로 활용될 것입니다. 그 시점이 오면, 의료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은 데이터 처리와 보안을 모두 강화하며 혁신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배수아 교수님
제가 집중하고 있는 연구 방향은 '홈 케어' 쪽입니다. 특히 브레인 테라피(뇌 치료)를 집에서도 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하고자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에 병원에서 의사가 수행하던 역할을 인공지능이 대신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팅 기술은 홈 케어 솔루션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은 환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최적의 치료 방안을 제시하며, 치료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양자 컴퓨팅은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집에서도 안정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홈 케어 분야에서 이런 기술들이 접목된다면, 단순히 병원의 역할을 가정으로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더 편리하고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의료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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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는 학문적 깊이와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분께서는 이 같은 철학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며,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적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지도 들려주십시오.
송태경 교수님
제가 활발하게 활동한 시기와 배 교수가 현재 활동하고 계신 시기는 사회적, 기술적 환경뿐만 아니라 문화적 변화도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근본적인 방향은 같을지라도 시대와 환경에 따른 차이는 있을 것입니다.
이 변화를 고려하면서도, 학문적 깊이와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했던 점은 저 스스로도 굉장히 확고한 철학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 교육 철학은 이론적인 리서치와 실무적인 능력을 함께 겸비하는 것을 강조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학생들을 양성하고 지도해왔습니다. 대학원에서는 단순히 수업 시간에 배우는 이론적인 것 이상으로, 연구 활동을 통해 전문가로 성장하고 실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론적 탐구와 실무적 기술 개발을 병행하여 균형 있게 발전하도록 항상 노력했죠. 제가 대학원생들에게 "문무를 겸비하자"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이론적 연구와 실제 기술 개발 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했던 것도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입니다. 연구실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학문적 깊이를 키우는 동시에,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실무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도했습니다.
학부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순히 이론적인 이해와 전달에 더해,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수업에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포함시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PBL이 도입되기 전에도, 제 수업에는 항상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포함시켜 학생들이 이론과 실무를 결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툴이나 기술을 가장 빨리 도입해 학생들이 이를 활용해 역량을 키우도록 했던 점은, 우리 학교를 포함 국내 대학을 통틀어서도 선도적인 시도였다고 자부합니다.
이러한 이론적 깊이와 실무적 역량을 결합한 교육 철학은 학부 교육과 대학원 연구 활동에서 일관됩니다. 그 결과, 우리 실험실 출신 학생들은 국내외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험실 출신들이 회사에 가든,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든, 혹은 연구를 이어가든, 그들의 역량과 성과는 항상 두드러졌습니다. 실제로, 선배가 한 번 간 곳에서 후배가 지원하면 무조건 받아주는 경우도 많았고, 오히려 후배가 오기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 실험실에서 이론과 실무를 균형 있게 발전시킨 교육과 연구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첨단 기업이나 해외 연구기관에서는 기존에 있는 기술을 단순히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깊이 있는 이론과 실무 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재가 필요합니다. 우리 실험실 출신 학생들이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남다른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강조했던 이론과 실무의 균형은 우리 실험실의 학생들이 국내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고, 이러한 교육 철학은 지금도 변함없이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배수아 교수님
제가 아직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부분까지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실무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느낍니다. 특히, 교수님들께서 실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과목을 개설하거나 기존 과목에서도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실무 교육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계십니다. 수업에서 단순히 이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툴을 배우고, 이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툴 강좌를 개설하거나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의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이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서강대 전자공학과는 이론적인 기초와 실무적인 역량을 동시에 키우는 것을 목표로 교육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과 교육을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 서강의 교육 철학과 교수자로서의 노력에 대해 대화가 오갔다.
송태경 교수님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의 역사와 전통을 보면, 정말 새로운 기술과 툴을 빠르게 도입하고 실무적인 교육을 강조해왔던 것이 큰 특징입니다. 이런 전통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실제로 실험하고 실습하며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까지 이어졌습니다. 국내 최초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실습을 도입하고,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교재를 제작했던 점도 이러한 선구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회로 설계에서도 소프트웨어 기반 설계를 처음 도입했던 것부터 시작해서, MATLAB 역시 서강대학교에서 국내 최초로 사용되었다는 점은 상당히 놀라운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최 교수님이 석사 시절에 CUDA를 이용해 GPU 프로그래밍을 했던 사례를 보면, 당시에는 그런 기술이 국내에서도 생소했던 시기였는데, 이를 빠르게 활용했다는 점에서 서강대 전자공학과가 얼마나 앞서가는 교육을 제공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NVIDIA의 국내 지사장이 그 사례를 듣고 "그렇게 빨리 그걸 했다고요?"라며 놀랐다는 이야기는 이 학과의 선구적인 면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2인 1조로 실험을 진행했던 교육 방식도 초기에는 다른 학교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독특한 접근법이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단순히 이론을 배우는 것을 넘어서 협업과 실무 능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전통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서강대 전자공학과의 큰 장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보이는 바와 그 이면에 담긴 노력이 잘 드러나지 않아 서강대 전자공학과의 히스토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쉽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처럼 오랜 시간 이 분야에 몸담아온 사람은 시대적 흐름에서 서강대 전자공학과가 항상 앞서가고 있었다는 것을 더 명확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선구적인 노력과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고 발전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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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제 간의 관계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인생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삶의 멘토 십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서로에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영향을 주고받은 경험이 있다 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송태경 교수님
교수로서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고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개인적인 생활이나 주변 상황도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걱정이 될 때도 있고, 우려가 되는 순간들도 있죠. 저 역시 그런 부분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가 있지만, 교수로서 먼저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의 개인적인 영역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보통 학생들과 교수 사이에서도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오픈해서 나누는 경우는 학생의 성향에 따라 다르기 마련입니다. 배 교수는 본래 성품이 개방적이고 오픈된 사람이라서, 그런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래 함께하다 보니, 연구자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생활인으로서의 배 교수의 모습도 많이 보게 되었죠. 그런 과정에서 주변의 문제나 개인적인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특히 배 교수는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생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성품이 워낙 긍정적이고 밝다 보니,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휘말리거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의 생활과 학술적인 목표를 잘 관리하며 이끌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수아 교수님
송태경 교수님은 제게 단순히 지도 교수님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을 마치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아껴주시고, 진심으로 보살펴 주셨습니다. 특히 요즘 제가 석사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면서, 교수님의 마음과 열정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사실,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제야 체감하고 있습니다. 저도 랩 아우팅이나 랩 소풍을 준비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지만, 일이 많고 바쁜 와중에 이런 시간을 내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들과의 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셨던 것 같습니다. 점심 식사도 자주 함께하시고, 맛집이나 예쁜 카페, 전망 좋은 곳에도 자주 데려가 주셨죠. 심지어 여행도 함께하시면서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단순히 즐거운 시간으로만 느껴졌지만, 제가 지도자의 역할을 맡아보니 교수님께서 그런 시간을 만들어주셨던 것이 얼마나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헌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치 부모님이 자식에게 해주는 것처럼, 학생들에게 학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와 따뜻함을 전하려는 마음이 깊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경험은 제가 이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더욱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학생들을 학문적으로 성장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대해주며 인격적인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수님께 배웠습니다. 이러한 교육 철학은 단순한 사제 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며, 학생들에게 진정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따뜻함과 애정은 제가 앞으로 지도자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큰 본보기가 되었고, 저 역시 저희 학생들에게 그 마음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학문적인 지식 전달을 넘어, 사람으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교수님의 모습은 저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고, 제가 추구해야 할 교육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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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두 분을 『서강옛집』 인터뷰이로 모신 이유 중 하나는, 두 분 모두 서강대학교를 졸업하신 동문이자 현재는 모교의 발전에 기여하고 계신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송태경 교수님은 대외부총장직을 수행하시며 이미 많은 서강 가족들께는 익숙한 얼굴이지만, 젊은 동문 교수이신 배수아 교수님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처음 알게 될 동문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송 교수님께 부 탁드립니다. 제자이자 동료인 배수아 교수님을 서강 가족 여러분께 소개해 주시면서 동시에 스승의 날을 맞아 따뜻한 제자 자랑도 함께 해주실 수 있을까요? 배 교수님께서도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스승님께 드리고 싶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신다면 독자분들께 더욱 뜻깊게 다가갈 것 같습니다.
▲ 제자인 배수아 교수를 칭찬하는 송태경 교수
송태경 교수님
배 교수는 MZ세대에 속하지만, 제가 배 교수를 지도하면서 세대 차이를 크게 느낀 적은 없습니다. 흔히들 요즘 젊은 세대와 우리 세대가 다르다고들 많이 말씀하시지만, 저는 학생들과 늘 가까이 지내며 생활하다 보니 그런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합니다. 연구실에서 학생들과 가족처럼 함께 지내다 보면, 겉으로 드러나는 생활 방식이나 문화적 표현이 다를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부분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배 교수와 함께 연구하고 생활하면서 그런 점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배 교수를 보면, 제가 젊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활 패턴이나 표현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사람으로서의 본질적인 부분, 즉 성품이나 관계를 맺는 방식에서는 세대 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배 교수는 그런 면에서 특히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제가 사람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성품과 역량입니다. 배 교수는 두 가지를 모두 갖춘 훌륭한 연구자입니다. 역량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으니, 성품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배 교수는 매우 밝고 긍정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 이런 면은 사실 요즘 젊은 세대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적인 연구에 몰입하는 사람들일수록 대인관계에서 부족한 점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배 교수는 연구자로서의 뛰어난 역량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성품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러한 점들은 제가 배 교수를 지도하면서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배수아 교수님
이 자리에 있게 해주신 송태경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실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제 곁에서 가족의 건강, 제 삶의 모든 부분에 대해 깊이 알고, 항상 지켜봐 주셨기에 교수님은 제게 아버지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그동안 감사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가 교수님께 얼마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익숙함 속에서 그 감사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 일을 통해 마음을 전하는 계기가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그 마음을 더 자주, 그리고 더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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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지막으로,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거쳐가고 있는 재학생 후배들과 졸업생들, 그리고 모든 서강가족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송태경 교수님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는 국내 4년제 대학에서 최초로 설립된 학과 중 하나로, 굉장히 깊은 역사를 자랑합니다. 전자산업의 발전 과정에서 길목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반도체, 통신, 멀티미디어, 시스템 반도체 등 전자 산업의 핵심 분야에서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특히 벤처가 활성화되었던 시기에는 선배들이 많은 도전을 했고, 그 결과 벤처 창업 성장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기존 학계로 진출하여 리딩 역할을 한 사례도 많고, 벤처 분야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성공을 이뤄낸 선배들의 도전 정신은 전자공학과의 자랑입니다.
이처럼 학과가 걸어온 길은 매우 탁월한 활동의 역사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자공학과 학생들이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학과의 전통을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서강 전자공학과는 도전 정신이 강한 학과였고, 그 정신이 많은 성취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도전 정신이 조금 약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은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단지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습니다. 모두가 도전 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성공을 이뤄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자신감을 잃지 말고, 전자공학과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며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길 바랍니다.
배수아 교수님
서강의 철학은 사랑과 겸손에 뿌리를 두고 있죠. 그래서 저는 학생들이 학교와 더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서로 네트워크를 활용해 많은 기회를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사실 지금까지 조금 유대가 약했던 부분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애교심을 더 키우고, 동문 간에 협력하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서로 돕고 발전하는 관계를 만들어가면 좋겠어요.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라는 표어에 담긴 철학과 따뜻함은, 서강만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문구의 순서부터도 서강이 구성원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그리고 구성원들이 우리의 자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이러한 따뜻함은 서강 동문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서로 협력하고 돕는 기반이 될 거예요.
결국 서강의 동문들이 서로 연결되고 함께 발전해 나간다면, 그것이 서강의 철학을 실천하고 사회로 서강의 따뜻함을 전파하는 일이 될 겁니다. 앞으로도 서강의 자랑스러운 동문들이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서로 협력하며 발전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글 | 한서정(23 경영) 서강옛집 기자, 서강옛집 담당 이수민(14 수학)
사진 | 김현우(21 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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