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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동문회장이 드리는 편지] 

"동문 여러분, 올 한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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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책상 위에 놓인 달력을 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일상의 많은 것들이 멈춘 사이에도 2021년의 시간은 쉼 없이 흘러 어느덧 한 장의 달력으로 남아있습니다. 괜히 마음이 바빠지는 느낌입니다.

진부하긴 하지만 저도 올 한해를 마무리하며 참 다사다난했다고 표현하려 합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동문모임이나 행사도 못했는데 무슨 근거로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의아해 하시는 동문들이 많으실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러나 옛말에 얼음장 밑에서도 물은 흐르고 물고기는 헤엄친다고 하지요. 아무리 세상이 힘들어도 세상 이치는 순리대로 가듯, 모교와 동문회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멈춤이 지속된 우울한 시간 속에서도 모교와 동문들은 꾸준하고 활발하게 움직였습니다. 또한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견디며 학교와 재단, 총동문회의 관계는 보다 단단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가장 큰 이슈는 지난 2월에 모교 제16대 총장으로 심종혁(74 수학) 신부님께서 취임하신 것입니다. 첫 동문 예수회 신부 총장으로 모교와 동문회에 대한 애정이 대단히 깊으시고 그동안 다소 침체돼있던 모교에 활력을 불어넣고 계십니다.  

심종혁 총장님은 취임 후 지속적으로 다양한 동문 및 외부인사와 적극적인 만남을 이어오셨습니다. 무엇보다 서강의 비전을 설계하고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서강발전위원회(위원장 권혁빈), 서강자문위원회(위원장 손병두)를 공식 출범시키고 향후 발전계획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셨습니다. 이 논의를 통해 『서강 VISION 2030』을 설계하시고 2030년까지 연구·산학·창업을 선도하는 ‘연구중심 국내 TOP3 대학’과 ‘글로벌 100대 대학 진입’ 달성을 위한 발걸음을 본격화하셨지요. 이 비전에 따라 변화하는 학문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학문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2022년에 AI대학원과 메타버스전문대학원이 설립됩니다. 

메타버스전문대학원은 국내 최초이며 최근에 신입생을 선발했는데 6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AI대학원 또한 스마일게이트, LG전자와의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개설됩니다. 덕분에 합격자들은 전액 장학금을 지원 받고 졸업 후 LG전자 취업까지 보장받게 됩니다. 

또한 양사는 모교와 공동으로 AI전공 교과목 커리큘럼 설계에 참여하고, LG전자는 전공 운영비와 학생들 인턴십 프로그램을, 스마일게이트는 AI·SW 실습을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는 선도적인 AI 인재 양성과 첨단 산업 연구를 위해 모교에 ‘스마일게이트 디지털 휴먼 연구센터’를 설립, 운영하는데 매년 10억여 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요즘 모교에 갈 때마다 변화의 조짐을 느낍니다. 늘 수고하시는 심종혁 총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총장님의 곁에서 양 날개가 되어주시는 김순기(71 경영) 대외부총장님, 송태경(77 전자) 교학부총장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기에 소개드리지는 못했지만 함께 고생하시는 보직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변화를 보며 제가 감사의 말씀을 아무리 많이 드려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분이 있습니다. 지난 서신에서도 소개드렸던 권혁빈(92 전자) 동문입니다. 사업으로 매우 바쁘신 중에도 기꺼이 서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주셨을 뿐 아니라, AI대학원 설립 지원, ‘스마일게이트 디지털 휴먼 연구센터’ 설립,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 개발 지원 등 많은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주셔서 총장님께 정말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계십니다.  

지난 11월 15일에 모교 본관 1층에서 ‘아너스 월(Honors Wall)’ 등재식이 있었습니다. 학교 뿐 아니라 재단과 총동문회에 장학금과 발전기금을 기부해 주신 분들의 소중한 뜻을 기리기 위한 의미로 진행된 행사였습니다. 아너스 월에는 총 154분의 개인과 단체 명단이 등재되었습니다. 모두들 고마운 분들이지만 가장 큰 금액을 기부(50억원 이상) 해주신 세 분 및 다섯 개 단체가 제일 윗 줄에 올라있습니다. 세 분의 고액 기부자는 모두 동문으로 김상수(81 경제), 김덕용(76 전자), 이철우(최고경영자과정) 동문이 그 분들입니다. 세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다섯 개 단체 중에는 자랑스럽게도 우리 서강동문장학회가 들어있었습니다. 동문들을 대표하여 그 자리에 참석했던 저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특히 서강동문장학회가 그동안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지원한 금액이 66억4천만여원이라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이는 수많은 개미들의 십시일반이 쌓아올린 금자탑이었습니다. 정말 놀랍고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보내주신 수많은 동문 여러분들이 이룬 멋진 탑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0억원 이상을 기부해주신 명단에도 여러 동문들의 성함이 올라있습니다. 20억원 이상을 기부해주신 홍성열(최고경영자과정), 김호연(74 무역) 동문과 10억원 이상을 기부해주신 김윤종(69 전자), 이상웅(77 경영), 김명렬(가톨릭경영자과정), 이우현(87 화공), 김경자(60 철학), 노상범(73 국문)·이인영(74 영문) 동문 부부가 그 고마운 분들입니다. 물론 1억원 이상 기부하신 동문들은 너무 많아서 제가 일일이 소개하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동문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내친 김에 훈훈한 이야기도 하나 전해드립니다.  

지난 11월 11일에 리치별관에서 첨단바이오계면핵심연구지원센터 개소식이 있었습니다. 이 센터는 자연과학부가 교육부로부터 약 40억 원을 지원받아 설립한 것입니다. 이곳에는 대학원생 휴게실인 ‘정-리 라운지’도 함께 문을 열었습니다. ‘정-리 라운지’는 후학 양성에 힘써온 화학과 정구순, 이후성 명예교수님의 업적을 기려 화학과 동문들이 모금해 조성한 곳입니다. 스승을 기리는 제자들의 마음이 갸륵하지 않습니까? 두 분 교수님께선 제자들을 가르친 보람이 있으실 것입니다.

편지를 마무리하며 지난번에 소개드리지 못했던 동문들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종사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업적을 남겨서 승진, 또는 대표이사로 취임하신 동문들, 상을 받은 동문들입니다. 이 분들 또한 자신의 분야에서 이룬 성취로 서강을 빛내셨습니다. 김재진(77 경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원장, 안호상(79 정외)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용주(80 경제) 한국재정정보원 원장, 손영식(81 경제) 신세계 대표이사, 김정일(81 경영)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김재식(85 경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김형조(87 사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 이승현(89 경영) 한빛소프트 대표이사, 류정훈(92 경영)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가 올해 새로 취임하셨습니다. 또 많은 장학금을 기부해주신 배문찬(83 경영) 동문이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하셨고 유정융(07 국문) 동문이 2021년 김유정신인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오늘 언급치 못한 수많은 동문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리며, 다음 기회에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올 해의 마지막 절기인 동지(冬至) 입니다. 동지는 수세(首歲), 원정동지(元正冬至), 아세(亞歲)라고도 부릅니다. 한 해가 시작되는 첫 번째 날, 작은설이라는 의미지요. 

동지가 있는 12월도 그런 것 같습니다. 2021년의 마지막 시간과 2022년이 시작되는 시간이 공존하는 시공간(時空間). 그 안에서 힘들었던 2021년의 시간도 보이지만 희망이 담긴 2022년의 시간도 보입니다. 총동문회는 그 2022년의 시간을 향해 남은 2021년의 시간을 차분히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동문 여러분, 올 한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내년에 반갑게 다시 만나길 소망합니다.  

2021년 12월 1일

서강대학교 총동문회 회장 김광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