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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장인- 서울에어로클럽 대표 박흥수(83.경영)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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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11-17 18:16 조회14,4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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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처럼 하늘을 나는 꿈★이 이뤄졌다

 

모교 재학중 제주해협 횡단… 초경량비행기 세계기록

취미를 사업으로… 전국의 하늘과 공항이 경영 범위

 

초경량 비행기의 무게는 2인승이라 225kg. 1인승이면 150kg 밖에 안 된다. 앞뒤 길이는 5m 정도. 여객기를 탄 사람은 비행기의 짐이지만, 초경량 비행기를 타면 사람은 새가 된다.


한국에서 최초로 동력을 사용해 스스로 새가 된 사람이 박흥수(83·경영) 동문이다. 박 동문은 어린 시절 <학생 과학>에 소개된 행글라이더 기사를 읽고 하늘을 날고 싶어했다. 그가 비로소 행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았던 것은 지난 1979년. 무게만 25kg, 길이는 5m나 되는 행글라이더를 어깨에 지고 험한 산길을 오르는 일은 힘들었지만 하늘을 나는 생각만 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행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40∼50초. 길어야 1분이다. 박 동문은 덜 고생해서 더 멀리, 더 오래 날고 싶었다.

2마력짜리 엔진 2개를 행글라이더에 장착해서 행글라이딩을 했지만 실패였다. 엔진의 힘이 달렸다. 엔진 2개를 더 구해 총 4개의 엔진을 달고 산에서 뛰어 내렸다. 엔진을 가속하면 행글라이더가 앞으로 나아가기도 했고 위로 솟기도 했다. 마치 땅에서처럼 박 동문은 하늘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성공이다. 박 동문은 이 때의 기분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고 표현한다. 이후 수 차례 시험을 반복한 끝에 박 동문은 산에 오르지 않고 땅에서 출발해 하늘을 날 수 있었다. 1980년 안양시 석수동에서 박 동문이 행글라이더 동호인들과 함께 이뤄낸 이 성과는 우리나라 항공스포츠 역사에서 민간인 최초의 비행으로 기록되었다. 

박 동문은 이에 그치지 않고 초경량 비행기의 대중화를 위해 1985년 새로운 모험에 도전했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초경량 비행기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던 시절 박 동문은 누구나 스스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과 하늘을 난다는 매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박 동문은 한국해양소년단 주최의 행사가 제주도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자신이 1인승 초경량비행기를 타고 제주해협을 횡단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제안은 받아들여졌고 1985년 10월 추자도부터 제주도 함덕 해수욕장에 이르는 60km를 1시간10분에 걸쳐 비행했다. 이 비행에 대해 언론에서는 세계 기록을 갱신했다고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당시 비행기를 타고 모험을 즐기는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를 가진 사나이 박흥수는 단연 학내에서도 스타였다고 한다. 박 동문이 한국 최초로 행글라이더에 엔진을 달고 비행에 성공하고 제주 해협을 1인승 초경량비행기를 타고 횡단하여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우리나라 항공스포츠 역사의 서장을 열어 젖힌 데에는 그의 비행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그 열정에 왜라는 질문은 우문이었다. 하고 싶은 걸 했을 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엄두도 못 내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하늘을 나는 모험을 현실에서 구체화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작은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학생 과학>을 보고 행글라이더를 알게 되었다면 그 이전에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은 만화책의 영향이었다.

제목은 모르지만 박 동문은 아직도 그 만화책의 줄거리를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아프리카에 난파된 꼬마 대장이 패달을 밟아서 날아가는 헬리콥터를 만들어 추장으로 추앙을 받고 여러 가지 활약을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어릴 때의 꿈을 결국 박 동문은 현실에서 이루어 낸 것이다. 아무도 초경량 비행기를 타지 않던 1980년대에 박 동문이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취미 생활을 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대학생에게는 어울리는 않는 호사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 동문은 어린 시절 품었던 꿈을 잊지 않고 현실화시키려 했던 순수 청년이자 동시에 자신의 삶을 자기에 맞게 가꾸고 만들어 가는 모험가였다. 

박 동문은 건강악화로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고, 이후 곧바로 대학에 들어가지 않고 전자부품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 간 것도 남들 가니까 그냥 들어간 것이 아니라 필요해서 선택한 것이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박 동문은 이과 출신이다.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막상 전자 부품 관련 사업을 시작해 보니 경영학적인 지식이 필요해서 경영학을 배우려고 대학에 입학한 것이다.

대학을 다니면서 박 동문은 세 가지를 했다. 공부와 사업, 그리고 비행이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벌써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던 630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취미 생활을 하기 위해 행글라이더 구입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사업은 번창했다. 사업을 더 잘하기 위해 대학을 선택했으니 박 동문의 대학 생활은 사업을 하면서 취미 생활로 비행을 했던 시절이다.

전자 부품 사업이 조금 시들해지던 1989년 박 동문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취미로 하던 비행을 본격적인 사업으로 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금의 서울에어로클럽이다. 서울 광나루에서 시작해 지금은 경기도 화성시 신외동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 역시 한국 최초로 민간인을 대상으로 비행 강습을 실시한 곳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초경량 비행기를 자가용처럼 마음껏 탈 수 있는 자격증(초경량 비행장치 비행자격 증명서)을 가진 사람은 3천명 정도. 전국에 30여 곳의 비행장이 있고 300대 정도의 초경량 비행기가 등록되어 있다. 현재 강습을 받고 있거나, 체험 비행의 경험이 있거나 하는 인구까지 합치면 초경량 비행기 동호인은 약 1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박 동문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항공 산업에 대한 정책이 부실하고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어 관련 산업이 외국에 비해 크게 뒤져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거의 없는 영역인 일반 항공 분야가 외국에서는 전체 항공 산업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항공 스포츠로서 초경량비행기 및 경량비행기에 대한 교육사업 및 각종 부대사업, 하늘을 교통 수단으로 삼아 자가용처럼 편안히 공항과 하늘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스포츠 플레인 사업 등 우리나라에서 항공 관련 사업은 앞으로 충분한 비전이 있겠다는 것이 국내 최고의 초경량 비행기 전문가 박흥수 동문의 전망이다.


박 동문은 1980년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25년간 총 1천시간 이상을 비행했다. 비행기를 타고 느긋하게 대천 해수욕장까지 가서 동호인들과 회 한 접시 먹고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시간이 되면 하늘에서 단풍을 감상하는 낭만을 즐기기도 했다. 추운 겨울 경기도 양평에서 비행했을 때 동력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해 자칫 잘 못하면 강으로 떨어질 뻔한 아슬아슬한 경험도 있다. 공군 창건 50주년 행사때에 전국의 초경량비행기 동호인들과 함께 전국 순회 비행에 나서기도 했고, 편대를 이루어 가진 기량을 마음껏 펼친 비행쇼를 펼친 것이 비행기를 타며 가장 감동스런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세상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만들어간다. 이 말은 북적거리는 땅을 지향하지 않고, 꿈과 자유가 있는 하늘에 뜻을 두고 있는 박 동문이 비행을 통해 얻은 교훈이다. 거칠 것 하나 없는 하늘에 올라 세상을 입체적으로 조망해 보면 좀 더 호젓하게 넓은 마음으로 삶을 살 수 있을까. 아직도 두 팔을 휘저으며 하늘을 자유
롭게 날아다니는 꿈을 꾼다는 박 동문의 말에서 나를 붙들어 매고 있는 땅의 힘을 훌훌 털고 끝없이 펼쳐진 하늘로 자유롭게 비상하고 싶은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서울에어로클럽 : (031)332-6614

조광현(88·경제) 디지털미디어리서치 대표·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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