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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레터-영웅의 시대와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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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진아 작성일05-11-18 14:56 조회14,6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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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영웅이 난다. 유명한 말입니다. 연초부터 서강엔 불미스런 뉴스가 이어졌습니다. 어떤 사건인지 여기서 되풀이하지 않아도 다 알만한 일이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아니최근 1, 2년 사이 서강은 ‘추락'한다는 말이 자주 들리곤 했습니다. 난세입니다.

이런 상황에 서강은 총장이 임기 중 사임하는 사태로 치달았고, 새로운총장을 서강 울타리 밖에서 모셔올 수 있도록 자리가 개방됐습니다. 이참에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말은 매우 절실했습니다. 되돌아보건대, 영웅을 모시고자 하는 심리가 서강인 사이에 나타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두 해 전부터 서강엔 게페르트 신부(1905-2002) 의 동상이 본관 앞에 서 있습니다. 모교의 연륜이 쌓여 가는데 이제 설립자를 기릴 줄 알아야 한다는, 뿌리찾기의 심정이 거기에 담겨 있습니다. 올해 9월에는 동문회관 앞에 프라이스 신부(1923-2004) 의 흉상이 섰습니다. 일평생 낮은 곳에서 온몸으로 서강에 헌신한 신부님을 우리는 거기서 다시 만납니다.

나폴레옹처럼 특출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걸머쥔 영웅들은 고전적 영웅으로 분류됩니다. 영도자로서의 영웅입니다. 한편 대중사회로 접어들고 나서 대중의 일상을 반영해줄 영웅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마오시대의 중국에서 완벽한 사회주의적 인간형을 보여준 레이펑(雷鋒) 같은 이가 이 범주에서 이야기됩니다.

이제 서강은 겉보기에 다시 안정을 찾은 듯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영웅이 서강을, 서강인을, 서강 동문을 만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서강의 문을 연 영웅도, 서강을 서강답게 만든 영웅도 모두 불후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리더십만이 역사의 주인공이 아님을 알 듯이, 우리 스스로가 모두 서강의 영웅이 될 길을 찾아봅니다.

이번 호 <서강옛집>은 특집으로 장학금을 다뤘습니다. 동문들한 분 한 분이 영웅이 되는 길은 퍽 가까운 데에 나 있습니다. 모교에서 공부하는 후배를 위해 장학금을 선뜻 내놓을 때, 그 후배의 기억 속에서 동문 선배는 평생의 영웅이 될 것입니다.

‘영웅은 미디어다'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영웅의 속성이 근대 국민국가에서민족공동체를 만드는 상상의 원천이라는 것이지요. 게페르트 신부님 프라이스 신부님 모두 서강인을 묶어줄 미디어이기도 하겠다, 하는 생각을 구릿빛 얼굴로 서강을 굽어보는 그분들 앞에서 해봅니다. 동문회가 추진하는 ‘기업체별 동문장학금' 역시 동문과 동문 사이를, 선배와 후배 사이를 엮어줄 미디어가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서강옛집>도 그 미디어의 현장을 자주 담아내고자 합니다.

장영권(91.사학) 광운대 중국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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