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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서관 지킴이 허병두(81.국문) 숭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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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3-05 11:03 조회17,1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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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커스] "지식창조·情나눔 산실로 거듭났죠" 2003/03/05(한국일보) 1989년 3월, 숭문고(교장 서연호ㆍ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국어과목 교사로 부임하면서 도서관 자물통을 하나 받았을 때만 해도 허병두(42)교사는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도서관은 이 학교의 창업자인 서기원씨가 모아둔 50~70년대의 귀한 책들이 가득했으나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 버려진 상태였다. 서강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나오고 백석과 이용악의 서정시 연구로 석사학위 논문을 쓴 허 교사는 문학도였지 문헌정보학 전공자가 아닌 만큼 도서관을 맡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연배가 드신 행정과장이 “자물쇠만 맡아 달라”는 말을 거절할 수 없어 받아든 터였다. 그러나 그에겐 도서관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추억이 있었다. 그가 졸업한 대학에서 도서관은 학교의 가운데에 있었다. 어디를 가든 거기를 거쳐야 했다. 당연히 자주 드나들었다. 그런데 그 도서관은 이상했다. 학생들이 책을 찾으면 사서들이 손목을 잡고 일일이 책있는 곳을 일러주었다. 모든 책이 학생들에게 완전 공개된 개가제 도서관이었다. 그가 고등학교 때 드나들던 4.19도서관이나 정독도서관과는 달랐다. 그는 도서관이 좋아졌다. 그 추억 때문에 허 교사는 그 해 6월, 그 도서관의 문을 땄다. 먼지 속에 있는 책들은 이광수 전집, 독립신문 축쇄본, 철학사전, 연감류, 정음사문고 등 귀하고 좋은 책들이었다. 지금도 숭문고 도서관은 일조각에서 옛날 자료를 찾으러 사람을 보낼 만큼 50, 60년대의 귀한 책들을 온전히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이름이 높다. 그러나 당장 학생들이 읽을 책은 드물었다. 그는 도서관을 살리자고 마음먹었다. 그 때부터 학생들과 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해 학생의 날에 맞춰 도서관을 재개관했다. 학생들이 읽을만한 책 목록을 인쇄해서 교실마다 붙이고 도서반 학생들이 빌려보고 싶다는 학생들에게 책을 직접 가져다주었다. 지금 숭문고 도서관은 전국에서 가장 잘 운용되는 학교 도서관 중 하나로 꼽힌다. 250평 넓이에 1만여권의 고서, 8,000여권의 신간도서, 피씨방보다 빠른 컴퓨터 21대, 아늑한 소파와 평상, 열람석 200석 등 학교 도서관이 갖춰야 할 것은 다 있다. 2000년 재개관을 한 후 100여군데서 견학을 다녀갔을 정도이다. 완전개가식이라 누구나 원하는 책을 마음껏 빼서 볼 수 있다. 대출은 때로 1주일에서 두 달까지, 학교 사정에 따라 학생 편의에 따라 조정이 된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이 학생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책누리’로 불리는 도서반원들은 학년당 10명. 고3이 되면 활동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20명의 학생이 학교 공부하는 틈틈이 도서관 운영을 맡아야 하니 격무라면 엄청 격무다. 이들은 그러나 도서 정리나 대출은 물론 도서관 청소까지 군말없이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런데도 매년 도서반원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서 경쟁률 4대1 정도면 ‘너무 떨어진 것 아니냐’며 대책을 논의할 정도라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가 재미있어요. 자장면 먹고, 축구하는 재미죠”하고 2학년 책누리인 신동우(17)군은 말한다. “실상 책누리가 되면 도서관 관리를 하느라 다른 학생들보다 책을 더 못읽게 되요. 하지만 도서관에서 배우는 것은 그 이상이죠. 친구들과 선생님과 선후배간의 정을 배울 수 있거든요. 그게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는 대학에 와서 다른 학교 출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됐습니다”고 책누리 출신인 현기동(22ㆍ홍익대 법학과 3년 휴학중)씨는 말한다. 물론 그가 구체적으로 배운 것도 있다. 다름 아닌 글쓰기. “교직원이 해야 할 일을 학생들이 떠맡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그들에게 그 어려움을 상쇄할 만큼 가치있는 것을 주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 허 교사는 책누리들에게 지식을 활용하는 법을 일깨워주고자 노력했다. 1999년에는 책누리들만의 체험을 모아 ‘정보화 시대의 학교 도서관 만들기’(푸른나무 발행) 같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 결과 책누리들은 이 세상에는 문제들이 널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같은 문제의식을 찾아내는 일에 관심이 많다. 그들의 관심은 다방면으로 열려 있다. 이 책을 쓸 때 전산부문을 도맡아 집필했던 현씨는 법학 전공으로 대학엘 갔고 현재 DVD 전문잡지에 영화평론을 쓰고 있다. 허 교사가 생각하는 도서관은 더 이상 책이 쌓여있는 곳이 아니다. 그가 키우고 싶은 사람은 책에서 얻는 지식을 머리 속에 움켜쥐고 세상이 묻는 질문에 답이나 잘하는 이가 아니다. “교사 생활 20년에 제가 깨달은 것은 세상에는 새로운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단답식 학력고사 때와 비교하면 수능시험은 진일보한 것이지만 주어진 과제 안에서 창의성 없이 이리 저리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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