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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프라이스 신부 생애 81년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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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4-10-26 11:10 조회12,7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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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 설립을 주도하고 가꿔왔으며 국내에 첫 노동문제 전문연구소를 만드는 등 지난 반세기 동안 서강과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베이슬 M. 프라이스(Basil Mervin Price, 81) 신부가 지난 9월29일 오후 7시 강남성모병원에서 대장암으로 선종했다.

 

평소 건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지난 학기까지 학생들에게 영문작성법을 강의하고 지난 7월말 병원에 입원하기 전날까지 교환학생들을 면담해왔던 고인이기에 고인의 투병과 선종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과 상실감을 안겨주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에서 태어난 프라이스 신부는 세인트루이스 대학에서 학사와 문학석사, 교회신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예수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34세 때인 지난 1957년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서강대 설립을 추진하던 예수회는 인천항을 통해 그를 한국으로 파견했으며 프라이스 신부는 1960년 개교하자마자 사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세관에 가서 교육에 필요한 물품들을 인수하는 등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했다. 

 

이러한 고인의 모습에 대해 이한택 의정부교구 주교는"고인은 학문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니고 폼나는 보직을 맡은 것도 아니지만 구석진 자리에서 묵묵히 많은 일을 해온 성인"이라고 회고했다. 

 

프라이스 신부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교운영에 참여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사회운동에 적극 뛰어들었다. 수도자는 사랑뿐 아니라 정의를 실천하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에 따른 것이었다. 

 

독일정부의 지원을 받아 1966년 6월 교내에 우리나라 최초의 노동문제 전문연구소인'산업문제연구소'를 열어 故 박영기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노동자들에게 노동법․노동조합 조직과 활동, 단체교섭 방법 등을 가르쳤으며 신용협동조합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프라이스 신부는 지난 2000년 연구소가 문을 닫을 때까지 35년 동안 이곳을 지키며 노조 임원, 경영관리인, 정부측 실무자, 사회단체 대표 등 모두 1만여 명의 제자들을 길러냈다. 또한 1970년 가톨릭정의평화위원회를 설립하고 20여년간 위원회 간사를 맡기도 했다. 

 

이처럼 묵묵히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던 프라이스 신부이지만 평소 삶은 지극히 검소하고 평범했다. 어두운 사무실이라도 낮에는 전등을 켜지 않고 창가 빛에 의존해 일을 하고 서류봉투는 낡아 헤질 때까지 사용한 다음 메모지로 이용하는가 하면 일회용품이라도 사용 후 씻어 말려서 다시 사용하는 등 함께 일해 본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절약의 달인이었다. 

 

30년간 프라이스 신부와 만남을 가져온 정 훈(70.신방) 동문은"프라이스 신부님은 웬만한 곳은 걸어 다니시고 서울시내 지하철과 버스 노선을 훤히 꿰고 있었으며 받는 선물들은 달동네나 고아원에 보내는, 가진 것이 없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제 프라이스 신부는 늘 바쁘고 고단했던 생을 마감하고 경기도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의 예수회 묘역에서 안식을 취하고 있다. 생전의 모습처럼 제일 구석진 자리에서. 한국에서의 47년. 서강에 바친 44년 세월. 서강 설립을 위해 파견되었던 마지막 미국인 신부가 흙에 묻힘으로써 서강 역사는 또 한 장을 마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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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설립의 주역들. 뒷줄 가운데가 프라이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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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본관 건축모형을 살피고 있는 프라이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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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과 학생들과의 고적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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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과 교수 재직시절 강의 중인 프라이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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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 신부가 산업문제연구소에서 노조 간부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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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정년퇴임 인사중인 프라이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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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일가기념상 산업부문상 수상식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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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5일 스승의날을 맞아 1회 졸업생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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