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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댈 수 있는 곳 "서강",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유 : 조재희(96 신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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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5-15 17:10 조회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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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수 있는 곳 "서강",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유


동문이자 미디어 연구자로서 전하는 가족의 의미와 통찰

 

 

   가정의 달 5월은, ‘가족’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어떤 관계성을 지녔든, 가족은 한 인간의 존재를 지탱하는 가장 깊고 본질적인 토대일 것이다. 모교의 조재희 교수에게도 ‘가족’은, 인연을 넘어 삶과 학문을 이끄는 중심축이자 내면의 철학이 깃든 단어이다.

 

부녀지간인 故 이남주(65 무역) 모교 경영학과 명예교수와 신문방송학 96학번 이혜림 동문, 그의 배우자이자 모교 신문방송학과 96학번 동문인 조재희 미디어&엔터테인먼트학 교수. 서강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 관계를 경험한 조재희 교수는 오늘날 변화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미디어라는 돋보기를 통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가족, 교육, 서강이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얽혀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가족과 공동체, 서강이라는 또 하나의 가족에 대해 조재희 교수와 대화를 나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잊고 지내는 ‘기댐’의 존재를 되새기며, 서강가족이라는 울타리, 나아가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관점을 돌이켜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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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대학교 지식융합미디어대학 조재희 교수

 

 

Q1. 교수님 안녕하세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동문이실 뿐 아니라 서강가족에서 나아가 귀중한 가족의 연을 이어 온 분으로 특별히 조재희 교수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는 '가족'의 가장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가족이란 재지 않고 기댈 수 있는 존재입니다. 장모님께서 결혼 전에 “사람 인(人) 자가 왜 사람인 줄 아느냐”고 물어보신 적이 있는데,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이 가족을 무엇보다 잘 설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인(人)의 모양처럼, 둘이 서로 기대고 있어야 비로소 사람이 되듯이 가족도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관계여야 완성되는 것이죠. 

 

우리는 인간관계를 맺을 때 상대방의 가치를 따지고, 조건을 살핍니다. 하지만 가족만큼은 예외입니다. 가족은 조건 없이 기대고,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회적 침투 이론(Social Penetration Theory)에서는 인간관계를 맺는 데 있어 조건을 재고 상호작용의 깊이를 측정하지만, 가족에게만큼은 그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죠. 

 

Q2. 교수로서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는 바쁜 삶 속에서 '가족'의 존재는 삶의 어떤 부분을 차지하고 계신가요?

 

A. 가족은 삶의 기반이자 연구와 교육의 동반자입니다. 장인어른(故 이남주 명예교수)께서는 늘 제게 교육자로서의 자세와 연구자의 태도를 강조하셨습니다. 몸이 편찮으셨을 때도 서강대와 제자의 교육에 대해 늘 묻곤 하셨습니다. 친아버지께서는 공직 생활을 오래 하신 분이셨는데, 조직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주시는 분이 바로 아버지십니다.

 

또 든든한 존재가 바로 제 아내 이혜림 동문인데요, 아내는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연구자인 만큼 제 학문적 사고를 확장시켜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연구 주제는 다르지만 학문적으로 가장 치열하게 논쟁하는 파트너이죠. 

 

아이들 역시 연구 주제, 특히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연구에 있어 많은 자극을 주는 존재들입니다. 제가 디지털 리터러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된 것도 아이들 덕분인데요, 아이들의 디지털 사용에 대한 부모로서의 고민이 곧 연구의 출발점이 되곤 합니다. 이처럼 가족은 동반자이자, 연구와 교육에 있어서도 수많은 인사이트를 주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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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감사를 말하는 조재희 교수

 

Q3.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형태와 의미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데요, 디지털 미디어가 확산되면서 가족 내 소통 방식도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체감하거나 분석하고 계신가요? 

 

A. 디지털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가족 간 대면과 소통이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아이들도 유튜브나 모바일 콘텐츠에 빠져 있고,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 대화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저 역시 부모님께 자주 연락드리고 사진을 보내면서 소통하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세대보다 ‘함께 있음’의 밀도는 낮아졌다는 사실을 종종 체감합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입니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 인간이 기대야 할 존재가 ‘인간’이 아닌 ‘AI’가 되는 사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 만약 사람이 아닌 AI 기술에 정서적으로 의존하게 된다면, 인간관계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가족이라는 개념도 약화될 것입니다. 넓게는 가족을 이루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 공동체 유지 차원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AI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인 부분까지 치유해줄 수는 없습니다. 당장 물리적으로 아플 때 AI는 어떤 위로도, 손도 잡아줄 수 없죠. 디지털 기술이 외로움을 덜어주긴 하지만, 진정한 관계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은 결국 사람에게 기대야 하고, 그것이 가족의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Q4. 오늘날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가족 서사'는 과거와 어떤 본질적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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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가족 중심의 서사를 가진 작품들. (왼쪽부터)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응답하라 1988>

 

오늘날 미디어는 과거에 비해 간소화된 가족의 형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가족 중심의 공동체 서사가 많았죠.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응답하라 시리즈> 등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이야기들이 대세였습니다. 요즘은 1인 가구, 비혼족,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한 만큼 이러한 대가족 서사 위주의 콘텐츠는 줄어들었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야 하니까요. 

 

Q5. 최근 ‘가족’을 그려낸 작품 중 주목하는 작품이나 인상깊었던 작품, 이와 관련한 현상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를 통해 느낀 교수님의 통찰도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드라마, 영화보다도 책이나 웹툰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곤 하는데요, 인상깊게 본 작품들 모두 주인공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존재가 ‘가족’입니다. 예를 들어 킬러 코믹스 《사카모토 데이즈》에서는 주인공이 가장 분노할 때가 가족이 위협당했을 때입니다. 웹툰 《사천당가의 검신급 소가주가 되었다》이라는 환생물에서는 과거에 검술만 알던 주인공이 환생 후 가족을 통해 인간다움을 되찾습니다 또, 온다 리쿠의 『스프링』이라는 소설에선 비범한 아이를 지지하는 부모의 믿음이 중심적인 주제입니다. 굳이 ‘가족 이야기’라고 표방하지 않아도, 재지 않고 기댈 수 있는 존재들이 주는 정서가 작품 전체에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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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만화 <사카모토 데이즈>, 웹툰 <사천당가의 검신급 소가주가 되었다>, 온다 리쿠 장편소설 <스프링> 

 

Q6. 서강은 교수님께 어떤 존재인가요?

 

A. 서강은 저에게 있어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입니다. 제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정의내리기 어려우면 비유를 해라’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하는데요, 이보다 적절한 비유는 없을 것 같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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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희 교수는 서강이 자신의 과거이자 현재, 미래라고 말한다.

 

과거로서의 서강은 저를 교수로 성장하게 만든 기반이며,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해준 곳이기도 합니다. 또 ‘현재의 나’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서강’이기도 하죠. 저를 구성하는 여러 정체성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서강은 저의 가장 큰 ‘Identity’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이기도 합니다. 제자들이 앞으로 석사, 박사로 성장해갈 길을 함께 고민하고 있고, 저 자신도 여전히 고민하는 연구자이기 때문입니다. 서강은 그 모든 고민의 출발점이자 중심입니다. 

 

‘서강가족’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풍이 엄격한 만큼 가족과도 같은 소규모 공동체적 분위기가 있죠. 선후배, 교수와 학생 간의 관계도 부모처럼 챙기고 돌보는 구조입니다. 물론 이러한 서강의 가족적인 분위기가 저의 가족관에도 영향을 주었고, 여러모로 서강의 공동체적 감성이 제게는 특별한 의미를 줍니다. 

 

Q7.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서강의 선배들은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지니는 힘과 가치를 알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를 이어갈 후배 서강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지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A. 최근 ‘역사스페셜’에서 본 허균 관련 영상이 인상 깊었는데요, 허균은 스스로 “집 나가도 갈 데가 없다”고 고백합니다. 세상이 포용하기에 그는 너무 앞서 있었고, 위험한 사상이라 낙인 찍으며 어느 누구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혁신가들은 외톨이가 되기 쉽습니다. 저는 누군가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 때, 그 사람이 기대고 싶을 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어주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지향하는 인간관계의 모습이며, 교육자로서의 태도이기도 합니다. 내가 누구에게 기댈 수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댐을 받아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정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내재화할 때, 우리 스스로가 서강의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되고 이것이 우리 모두를 관통하는 공동체적 가치로 자리잡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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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나윤(22 신방) 서강옛집 기자, 서강옛집 담당 이수민(14 수학)

사진 | 김현우(21 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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